조선일보 독자와 조아세 회원의 대화
 이름:모니터팀 2003/8/28(목) 11:43 (MSIE6.0,Windows98,Win9x4.90,i-NavFourF) 218.39.11.154 1280x1024 추천: |
 언론에 있어서 관점의 함정과 다면평가의 필요성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다양합니다. 모든 개인은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만든 창을 통해 현상을 관찰하고 평가하며 미래를 예측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개인에 따른 관점차이로 인해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일을 가지고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말을 합니다. 교통사고를 목격한 증인들의 증언이 각기 다르듯 말입니다. 바로 관점에 따른 시각차이를 인식하지 않는 못한 채 오류에 빠지고 마는 것이죠. 하지만 증인들이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은 관찰자의 관점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들이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쪽에서 바라본 현상만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진실은 종종 거짓으로 왜곡되고 맙니다. 우리는 스포츠 경기에서 이런 경험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심판의 관점에서는 반칙이 아니지만 TV카메라 혹은 관중들의 눈에는 반칙이 잡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TV시청자들 혹은 관객들은 심판의 결과에 비난을 보내고 피해 팀의 감독이 이내 뛰쳐나와 항의를 합니다. 하지만 심판의 입장에서 그 현상은 반칙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심판이 관찰했던 관점과 카메라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불행히 인간의 눈은 기본적으로 2차원적인 평면영상만을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에 3차원적인 영상자료는 2차원좌표로 변환되어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3차원시공간에서 이루어진 사건은 2차원 영상자료로 변환되는 과정 중에 왜곡되는 부분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면평가가 필요하게 됩니다. 즉 여러 각도에서 사건을 관찰하거나 현상에 대한 2차원 영상자료를 수집해서 3차원적인 모습으로 재구성해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 증인이 필요하게 되며 스포츠 경기에서 다른 각도에 배치된 심판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종합적인 다면평가가 되지 않는다면 진실이 거짓으로 왜곡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교통사고에서 증인이 한명 밖에 없든지 경기에서 심판이 한명이라면 늘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실 그렇게 다면평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어떤 것이 진실이지 정확히 알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고 억울한 김동성 선수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활하는 데 있어서 다면평가가 가장 필요한 분야는 어떤 분야가 될까요? 물론 참여정부처럼 인사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수집된 다면평가의 자료는 인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국정운영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수행할 고위직 공무원의 임용에 있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분야는 국민들이 사회현상에 대해 판단하고 평가하게 되는 언론분야가 될 것입니다. 언론의 가장 큰 역할은 증인의 역할일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는 국민들을 대신해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현장으로 출동해 그 사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게 되고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기사와 논설이나 논평 등을 작성하게 됩니다. 즉 국민 개개인을 대신해 사회현상을 보고 전달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론사나 취재를 담당한 기자는 매우 객관적이고 다양한 관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을 대할 때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 쪽 방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되면 그 기사는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기자는 자신의 관점을 배제한 채 다양한 증인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건을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 관점에서 보는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기자가 위에서 말한 다양한 관점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시각의 기사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고 해도 그 기사가 법적으로 진실이 아닌 거짓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인의 윤리로 봐서는 편향된 관점에서 작성된 기사는 최소한 진실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 기사는 언제든지 거짓으로 돌변할 왜곡기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입니다. 바로 관점의 함정에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덫으로 악용될 소지가 상존하는 것입니다. 언론사는 매우 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아마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의 선택권 때문일 것입니다. 언론사가 다면평가를 채택하든 아니면 일방적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든 그것은 언론사의 자유입니다. 단지 다양한 시각을 기사에 포함시켜 균형 있는 보도를 하게 되는 언론사는 공정하다는 윤리적 평가를 받을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런 윤리적인 평가가 돈과 연결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공정한 보도를 위해 다양한 관점을 기사에 포함시켜 무미건조한 중립성향의 기사를 작성하게 되면 독자들은 흥미를 잃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래서 언론사들은 얇고 다양한 독자층보다는 논조에 의해 구분되는 두터운 중독성 독자층을 선호하게 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20% 단골고객이 전체 매출의 80%을 올려주듯이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독자층의 구성은 언론사의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면평가식 기사작성은 회색저널이라는 인기없는 언론사로의 전락 가능성을 높이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민간언론사의 편향성은 자유주의 시장질서 하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의 수익구조는 광고와 독자층에 의존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공익성을 고집하는 것보다 편향된 논조를 통해 두터운 독자층을 끌어 모으고 독자층을 기반으로 광고수익을 확보하는 모델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유주의 시장질서 하에서 언론의 기생적 특성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민간언론의 공정보도에 대해 보다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사의 기생적 특성을 인정한다면 결국 그것은 언론의 상업주의적 성향과 공정성의 무시를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라나라 민간언론사의 보도성향은 독자층에 의존에 매우 편향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팩트는 같지만 기사의 논조나 신문의 편집방향은 정반대인 경우를 거의 매일 볼 수 있습니다.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독자층에 기생해 독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관점에서만 카메라 앵글을 잡고 있습니다. 반대쪽에 존재하는 카메라관점에 대해서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 언론사는 독자들의 입맛을 맞추거나 언론사의 이익을 위해 팩트조차 날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금 이러한 언론의 행태는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전체 언론사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족벌신문사의 행태는 우려의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기생적 특성은 결국 편향된 논조를 만들어내며 그것은 다양한 언론을 접하지 않고 일부 언론만 접하게 되는 독자들에게 매우 위험한 가치판단의 오류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우선 진입장벽이 높은 민간방송사나 공영방송의 경우는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보도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신문사나 인터넷 언론사의 경우 상업성만 추구한 채 편향된 보도로 일관하는 태도를 스스로 자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현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들이 존재하며 언론사들이 한쪽에 치우쳐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독자들 스스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즉 국민들에게 다양한 언론보도를 접해야만 되는 필요성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접한 후에 현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다원화된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으며 한쪽의 목소리만을 듣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 시민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체 상호간에 비평과 시민운동 차원에서의 언론비평운동이 계속 확대야 함은 물론입니다. 또한 고등학교 과정 중에 한 학기 정도 미디어와 언론에 관련된 독립된 교과과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적극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만이 언론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 ‘관점의 함정’으로부터 유발되는 언론과 여론의 왜곡을 ‘다면평가’를 통해 극복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때, 현재 발생하고 있는 언론보도의 사회적 문제는 조금씩이라도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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