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임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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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에 엄격...지상파엔 관대/한국기자협회   

케이블TV에 엄격...지상파엔 관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방송위원회(?). 최근 방송위원회의 시정명령 칼날이 지상파에는 무디고 케이블에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 방송위원회에 의해 시정명령 등의 징계처분을 받은 방송사는 드라마 전문채널인 SBS드라마플러스, 영화 전문채널 HBO플러스와 ABO, 게임 전문채널인 온게임넷 등 모두 4개 케이블 방송사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 중에는 EBS만이 유일하게 포함됐을 뿐이다.

징계처분을 받은 이유도 가지가지. HBO플러스와 ABO는 방영한 영화의 내용이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및 '해당 방송 프로그램의 중지'를 명령받았다. 특히 ABO의 경우에는 '방송편성 책임자에 대한 징계'라는 중징계까지 받았다. 이밖에 온게임넷에서는 특정 상품명을 프로그램 이름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명령받았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징계를 받은 EBS의 경우 매월 전체 방송시간의 80% 이상을 국내 제작 프로그램으로, 26% 이상을 외주제작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하는 편성비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에 대해 EBS의 한 관계자는 "양질의 정보교육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예산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EBS를 광고수익이 막대한 지상파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지난 4일에는 위원회의 두 차례에 걸친 경고로 인해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의 'What's Up Yo!'의 '학교에 가다' 코너는 프로그램이 종영되기까지 했다. 특정 상품이 프로그램 내에서 홍보된다는 '간접방송 규제에 대한 방송법규 위반'이 경고의 이유였다.

'학교에 가다' 코너가 폐지되자 게시판에는 "학교를 찾아가 교실을 예쁘게 꾸며주는 과정에서 상표가 살짝 비치는 것이 MBC의 '러브하우스'와 다를 바가 뭐냐"며 "케이블이라는 이유로 공익성 있는 코너가 없어지는 것은 지상파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아이디:MIE82)라는 비판의 글들이 연일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규제는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에서 발표한 내용과 비교해 볼 때 방송위원회의 '강자에 약한 모습'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달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은 방송 3사의 드라마 속 간접광고 실태를조사해 그 심각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방송위원회에서는 이에 따른 어떠한 징계처분도 없었다.

이와 관련, 경실련의 김태현 미디어팀장은 "방송위원회의 시정명령 잣대가 너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며, "거대 매체인 지상파 3사의 문제점들은 눈감아주면서 상대적으로 힘이 없고 매체력이 부족한 케이블 방송사나 EBS만 지적하는 위원회의 생색내기식 시정명령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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