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람님한테 니체 강의 듣는 제자예요.
여름 내내 니체는 제쳐놓고 수업시간에도 안티조선, 뒷풀이 술자리에서도 안티조선, 막판에는 집이 같은 방향인 학생한테 지하철에서 유인물 작업을 함께 하자고 하질 않나.  근데 그 학생 시껍해서 술 산 보람도 없이 '아뇨. 저 오늘은 택시 타고 갈래요.' 줄행랑을 놓더라구요.

너무 딱해보여서 유인물을 100장 쯤 나눠달래서 받았는데...... 그때부터 고민 시작!
그냥 아무한테나 돌리고 싶지는 않고 조선일보 간지로 끼워 넣거나 최소한 조선일보 구독자에게 줘야 보람이 있을 것 같은데...... 혼자서 조선일보 지국에 침투하기는 역부족인 것 같고, 내가 사는 곳은 임대 아파트라서 신문 안 보는 집이 대부분이고, 바로 옆동(경찰청과 국정원 간부들이 많이 사는 큰 평수)는 입구마다 비밀번호가 있어서 출입하기가 쉽지 않고.......
이래저래  한달 가까이 유인물을  집안에 방치해놓고 있었네요.   내가 피세일 잘 할거라고  환상을 품고 있는듯한 그람님 얼굴 볼 때마다 무지 미안하더라구요. (엉겁결에 반은 뿌렸다고 거짓말까지 했네요!)  게다가 조아세 추석대작전을 보니까 더 미안해지구요.

 결국 추석 다음날인 22일  오빠가 사는 아파트에(우리집은 딸이 많아서 늘 명절 다음날 식구들이 모임) 집집마다 문틈으로 유인물을 밀어넣었어요.  거긴 강남이고 기자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라서 효과가 좀 있으려나......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고 넣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은 유인물 봐도 조선일보 안 바꿀  것 같아요.  차라리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다시 고민 시작!

 그래도 기분 좋았던 것은, 남은 유인물 몇장을 중,고등학생인 조카들에게 주었는데, 의외로 애들이 안티조선운동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더라구요. 부채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하고 신문을 본 적도 있대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가족들 사이에 토론이 붙었고, 조선일보가 이회창을 지지한다는 것도 모르는 순진한(?) 형부를 확실하게 의식화 시킬 수 있었네요. (그러니까 조선일보 보는 사람들 중에는 조선일보가 나쁜 신문인거 모르고 보는 사람들도 아직 무지 많다는 얘기죠!)
 형부 의식화 시키랴, 전형적인 강남아줌마인 올케언니하고 싸우랴, 모처럼 열을 올렸더니..... 오빠가 한다는 말.  "너, 또 운동 시작했니?"

아아! 우아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제라도 사춘기 때 꿈이었던 보헤미안으로 살고 싶었는데......

이왕 베린 몸!
같이 조선일보 지국에 침투할 사람, 연락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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