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나는나 제 여친이 전교조 회원이란 사실을 결혼하고 나서도 한참 지나고서야 알았습니다. 임신을 해서 애를 낳고 육아 휴직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내가 펼쳐본 책자에 눈에 익숙한 마크가 새겨져 있더군요. 전교조 마크였습니다. 전 반갑기도 했지만, 의구심에 물어봤지요. 아내, 전교조 회원이라데요. 활동은 않고 회비만 납부하는… 전교조 가입한 것도 무슨 정치의식 때문이 아니라 전교조가 교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에, 맘에 들어서 가입했답니다. 예를 들면 교사들이 멀리 이사할 때, 이사 비용을 지급 받는 것이나, 아이를 낳고 나서 1년간, 아이를 위해 한 시간 먼저 퇴근 할 수 있는 것 등… 지금까지는 규정상으로만 존재했던 유명무실한 제도들을 전교조에서 많이 찾아서 살려냈답니다. 교총은 이런 것 절대 안한다는군요. 그래서 나이 먹은 교장,교감의 압력이 없으면, 젊은 선생님들은 전교조에 가입하는 분들이 많답니다. 이제는 회원 수도 교총이랑 비등비등 해졌구요. 전교조가 한 일이 어디 이 뿐인가요? 학교 촌지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서 많이 개선한 것도 전교조에 계시는 선생님들입니다. 학교 운영위원회 문제나, 학교 급식 등에 있어서도 그렇고, 교사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노력한 분들이 전교조 선생님들이지요. 여기서 제 기억은 중학교 시절이던 13년 전으로 올라갑니다. 당시 저희 담임 선생님은 호남형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캡이었는데, 당시 전국적으로 결성되던 교직원 노동조합에 가입하려고 하시다가 협박에 못 이겨 탈퇴하시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조선일보를 나쁜 신문이라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에서는 이들을 ‘의식화 교사’ 라는 딱지를 붙이며 빨갱이로 몰았지요. 순식간에 우리사회의 민주화에 대한 설명이, 광주 문제와 5공 비리에 대한 비판 등이, 의식화 교육으로 둔갑했습니다. 특히 문제를 삼았던 것은 고 문익환 목사님의 방북에 대한 언급과 교사는 노동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빨갱이라고 했지요. 과연 문익환 목사님이 당시 정부 발표처럼 빨갱이였습니까? 제가 알고 있는 문 목사님은 반 정부 인사였지 결코 좌익은 아니셨습니다. 그리고 교사는 노동자라고 표현하면 안 되는 것인가요? 이게 표현할 때 자존심의 문제지, 무슨 사상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암튼 조선일보가 춘 미친 칼 바람 춤에 맞춰서 당시에는 교단에 피바람이 불었습니다. 당시 한겨레에는 전교조 집회에 참석한 여선생님 머리채를 잡아 끌어내려는 교장단들의 사진이 실렸고, 그로부터 13년, 촌지문제가 적극 제기되었고, 학교를 돈으로 생각하는 사학재단 들의 비리가 파헤쳐 지지 시작했으며, 마침내는 전교조가 합법화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조선일보가 그토록 빨갱이라 짖어대던 전교조의 활동은 교사들의 복지 향상과 학교 운영의 민주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아니 조선일보의 기자들이 사학재단의 비리나 촌지문제를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다만 당시 조선일보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던 정권에게 교육현장에서의 민주화는 커다란 위협으로 느껴졌을 테이고, 독재정권과 은밀한 밀월관계를 즐기던 조선일보에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교원 복지 향상과 학교 운영의 민주화 등은 내 팽개쳐버리고 빨간색 페인트 덧 칠을 한 후에 빨갱이 사냥의 칼을 빼든 것이지요. 조선일보의 주장이 그른 것이었음이 판명 난 이상, 또 전교조의 합법화까지 해직된 선생님들이 격어야 했던 고초를 생각하면, 과거의 그릇된 마녀사냥에 대해서 전교조 선생님들에게 사과를 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 하긴 광주 민주화 운동 왜곡보도에 대해서도 배째라 하는 넘들이 어련하겠습니까.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94년엔 북한에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질 않나, 어용교수 박홍을 동원해서 죄없는 학생들까지도 빨갱이로 몰지 않나. 조선일보는 자신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서 사회의 발전과 민주화를 가로막는 고약한 신문입니다. 우리가 조선일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전교조에서 나온 교권상식이라는 유익한 책자를 옆에 두고서 주절거려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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