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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주영맘 (idoru2@hanmail.net)
♧ 2002/10/7(월) 11:20 (MSIE5.5,Windows98,Win9x4.90) 61.80.12.129 1024x768 ♧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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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점령 당한 고양시 저는 고양시 덕양구 햇빛마을에 삽니다. 느지막히 일어나 서프라이즈 프로의 귀신 얘기를 아이랑 껴안고 보다가 대충 밥먹고 빈둥거리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18단지의 지붕낮은집 님의 전화더군요... 18단지 입구에 조중동이 자전거를 트럭째 깔아두고 진을 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윤이다님은 와이프가 아프셔서 병원가시고,,, 저는 이런 일 처음이고. 좀 당황이 되었지만, 묵과할 수는 없어서 일단 출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중동이 다 나왔다지만 일단 조선일보에 촛점을 맞추기로 하고서는 딱 책자를 챙기고 스티커도 챙기고, 사진기도 챙기고, 아이도 챙기고.... 근데 유인물이 없더군요. 다 돌려버려스리... 그래서 일단은 18단지 입구에 호연지기를 내려주고 동녘님에게 들러서 안티조선 신문을 받아왔습니다.... 다시 돌아와 보니 호연지기가 사진은 다 찍어 놓았고, 마침 지붕낮은집님과 처남(? 아니면 매제? 아, 지송하여라... 관계를 확실히 기억치 못하겠군요... 요즘 들어 점점 머리가 뒤숭숭해져서요...) 되시는 분과 합류하게 되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붕낮은집 님은 노사모 회원이시고 매제(?) 되시는 분은 개혁정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하셔서 두분은 말이 잘 통하시겠더군요. 동생 남편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 답답한 집안 출신인 저는 참으로 잘 되가는 집안이라 여겨져서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하여간, 작업을 들어간다고 해도 뭐 별로 사진 찍는 거 외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안티조선 신문 나눠드리는 거 외에는 별로 할 일은 없었습니다. 일요일 낮시간이라 지나가는 분도 많지는 않았어요. 하여간 장난이 아니더군요. 아파트 단지 입구에 커다랗게 '자전거를 드립니다. 최신형 XXX 자전거. XX 일보' 등등.... 광고판을 세워놓고 자전거 수십대를 쫘악 깔아놓고 당당하게 영업을 하는데, 틈틈히 그 자전거만으로도 부족하다는 듯이 트럭이 와서 자전거를 더 내려놓고, 이미 계약한 세대에 자전거를 배달하는지 차량 표면에 '조광 인쇄, 조선일보' 라고 쓰여진 봉고 차량이 아파트 단지 안을 무시로 드나들고... 호연지기는 좀 떫떠름한 표정이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어니까, 첨에는 조중동 세팀이 연합해서 자기에게 대들면 어떻게 대응하나 걱정이 되었더라는 거예요. 근데 가만 보니까 중앙과 동아는 안티조선 운동원이 나타나서 상당히 좋아하는 표정이었다는 거죠. 어서 사진찍으라고 하기도 하고.... 하여간 배째라 영업이었어요. 저는 일단 경찰에 전화하자고 고양 경찰서에 전화했어요. 20분 쯤 후에 경찰차가 오기는 했는데, 경찰들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흘끗 둘어보더니 그냥 가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호연지기랑 지붕낮은집님이랑... 경찰차를 세워서 얘기를 나눴는데 참 가관이더군요. 불법은 불법이지만 절차상 문제 때문에 공정위에 신고하라는 거예요. 그럼 공정위에 신고해서 불법이니 단속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면 다음부터는 단속할 거냐고 하니까 그래도 또 공정위에 신고라하라네요... 그럼 경찰은 뭐 하는 사람들인가요? 자기들은 사진 찍고 신상 명세 적어가는 것밖에는 못한다고 하자, 그럼 이왕 나왔으니 그거 라도 하고 가라고 하니까, 댁들이 이미 사진을 찍지 않았느냐며 막 신경질을 부리는 거예요... 그냥 가자고... 안에서 누가 그러더군요. 그리고 가버렸어요. 조선, 중앙, 동아 판매원들은 그걸 보고 득의 양양한 표정인 것 같고... 열이 받치더군요. 언론사에 전화해야 한다는 둥, 민주 언론 단체에 연락해야 한다는 둥.... 아, 얘기는 많지만, 공정위가 제 기능을 하면 이런 고민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공정위는 뭐하는 곳이에요, 대체!!! 화가나 죽겠어요. 그러는 틈틈이, 사람들은 자전거 주위를 기웃거리고, 그럼 우리는 천천히 다가가 자전거 고르는 사람들에게 조중동의 폐해와 경품 영업에 대해 얘기하고.... 다들 공감은 하는데 자전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는 힘든 것 같았어요. 재미있는 것은, 중앙 동아 영업원들은 그럭저럭 가만히 있는데 조선 영업원들은 상당히 신경질적이더군요. 지붕낮은님이 조선일보 자전거 앞에서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안티조선 신문을 드리려고 하니까, 영업원 아주머니가 막아서면서 자기가 다 받아버리는 거예요. 이번에는 바톤 터치.... 제가 다가가서 조선일보 예비 독자에게 딱 책자를 안겨드리지요. 뭔가 쳐다보시던 그분, 웃으시며 떠나시더군요. 조선일보 영업 아주머니의 원망섞인 눈길을 뒤로 하며 다시 원대 복귀... 이런 과정을 계속했습니다. 다음에는 피케팅을 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지금의 자전거 판촉전에는 안티조선 책자나 유인물이 어울리지가 않아요. 차라리 무가지나 경품 판촉전을 비판하는 피켓을 만들어 들고 있는 편이 효과가 있을 것 같았어요. 너무 오래 거기 있을 수는 없어서 일단 정리하고 다른 일 보러 갔다가, 나중에 7시 경 다시 햇빛마을을 한바퀴 돌았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18단지 뿐 아니라, 19단지, 20단지, 22단지, 23단지, 24단지... 할 것 없이 모든 아파트 입구에 조중동이 자전거를 진열하고 진을 쳤어요. 대체 행신동 전역에 뿌려진 자전거가 몇대나 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어요. 사진을 찍으면 다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죠. 특히 조선일보가 심한데 저희 차의 차량 번호까지 적고 난리더군요.... 그러면서 서로 상대방이 먼저 시작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볼멘 소리예요. 조선일보 차량의 사진을 찍으려니까 서로 작당을 해서 한명이 막고, 다른 사람이 얼른 차를 옮겨가 버리고.... 별 일이 다 있었어요. 36판짜리 필름을 두통이나 썼는데도 다 찍을 수가 없을 정도로.... 아예 플래카드 까지 걸어놓고 장사하는 곳도 있더군요... 참 내. 연말에 부수 신고 하는 것 때문에 조중동이 지금 미쳐 있어요. 이거 어떻게 하나요? 하루이틀 하고 말 것 같지도 않고....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자건거를 고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아이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경품에 양심을 파는 독자의 모습은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어요.. 어차피 제살깍기 경쟁인데 셋이 다 망하기를 기대하는 편이 낫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얘기일 것 같아요. 그들은 망하지 않아요. 짜장면님 말대로 찌라시 장사가 얼만데, 1년치 계약하면서 자전거 한대 주는 거 아무 것도 아니죠. 조중동이 이런 식으로 영업하면 신문시장의 70%가 아니라 90%라도 점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위기감도 느낍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티조선 차원에서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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