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okno ♧ 2002/9/12(목) 11:16 (MSIE5.01,Windows98) 211.38.35.216 1024x768 ♧ 추천:

수해로 난린데 남북화해가 대수냐고? <조선> 이상우 교수 칼럼에 대한 반론 [고태진]   수해로 난린데 남북화해가 대수냐고? <조선> 이상우 교수 칼럼에 대한 반론 고태진 기자 ktjmms@kornet.net 태풍 '루사'가 지나간 지 1주일이 되었건만, 아직도 나라 여기저기는 처참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제대로 지원, 복구가 되지 않고 있는 곳은 정부를 원망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해복구와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일을 해나가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의 다른 모든 기능을 다 제치고 수해복구에만 나서라는 주장은 다분히 억지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것이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한 훼방, 특정 정당을 편드는 듯한 저의를 은연중 담고 있다면, 이는 수해를 빌미삼아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행태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9월 9일자 <조선일보> 아침논단에 이상우 교수가 '수해로 난리인데 북에만...'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은 이런 저의를 의심해볼 만하다. 그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고 수재민들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인데, 지금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분통이 터지고 걱정스럽다고 한다. 그 이유가 금강산 유람선이나 띄우고, 남북축구 경기나 벌이고, 경의선 연결에 열을 올리고, 쌀과 비료를 북한에 보는 데 서두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을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첫째,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불요불급 사업을 우선 접어두고 구호복구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중앙 정부에 '재해복구위원회'라도 설치해 모든 행정력을 재해복구에 집중하여 촌각을 다투는 구호사업부터 신속히 처리해나가야 한다. 셋째, 국회의 협조를 얻어 재해복구특별법을 제정해 과감하게 복구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차제에 자연재해에 취약한 모든 공공시설·도로·철도 등을 다시 점검하고 근본적인 보수에 착수해 두 번 다시 이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단 이 교수가 나열한 네 가지가 일일이 열거할 만큼 별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말로는 쉬운 일이고 누구나 주장할 수 있는 당연한 이야기이므로 별 이의를 제기할 필요는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데 금강산 유람선이나 남북축구경기, 경의선 철도 연결, 북 지원 등이 왜 걸림돌이 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수해가 있기 전에 확정된 남북축구경기를 취소하면 그것이 어떻게 수재민이나 수해복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을 뿐더러, 어떻게 교수란 분이 이렇게 앞뒤 가리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그런데 정작 기가 막힐 일은 정부와 정당의 개념을 혼동까지 하고 있는 다음 대목이다.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을 열거한다. 첫째,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불요불급 사업을 우선 접어두고 구호복구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야당 후보의 도덕성 검증이나 여당의 당내 분규 수습에 힘을 쏟을 때가 아니다. 남북협상이나 벌이고 북한에 쌀을 보내는 사업에 매달릴 때는 더욱 아니다. 엄중히 말하건대, 이상우 교수가 주장하듯 정부가 지금껏 야당 후보의 도덕성 검증을 하고, 여당의 당내 분규 수습에 힘을 쏟은 적이 있었다면, 국무위원이나 청와대 인사들은 모두 사퇴해야 할 것이다. 정쟁만 일삼던 여당과 야당도 수해를 맞아 정쟁을 중단하는 시늉이라도 보이고 있다. 이 대목은 이 교수가 혹시 한나라당을 너무 감싸려다 잠깐 오버한 것이 아닐까? 이 교수는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아는 정부라야 국민들이 신뢰한다고 결론지어 이야기한다. 물론 정부가 이번 수해를 맞아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당장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피해 보상의 문제, 피해 실태 파악의 문제, 영세 상인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이 되지 않고 있는 현 법령의 문제, 특별재해구역 지정을 둘러싼 논란 등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남북문제란 것도 정부가 무엇보다 '해야 할 일'이지 않은가? 수해로 인해 받은 상처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남북간의 협력 무드를 비트는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쓰여지는 것은 진정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통일사업을 다음 정부가 시간을 갖고 생각해가면서 해 나가도록 미루어두라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무엇이든 때가 있는 것이다. 수해 복구도 때를 놓치기 전에 빨리 여러 방법을 강구하여 진행되어야 한다고 이 교수가 이야기하듯 남북문제도 미루고 땡기고 할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이번 수해를 당하여 이 교수의 말대로 근본적인 보수에 착수해 두 번 다시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무슨 사태를 선포하고, 무슨 위원회를 만들고, 무슨 법을 만드는 호들갑을 떨어서 될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꾸준한 개선과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산가족 면회소 신설, 남북축구, 금강산 관광, 대북 지원 등은 길게 봐서 일시의 폭우에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제방을 끈기 있게 쌓는 작업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수재민의 어려운 처지를 정부의 대북정책에 악감정을 부추기는 데에 이용하는 것은 남북화해라는 튼튼한 둑을 쌓는 데 불량자재를 집어넣는 것과 같아서 학자나 언론으로써 '해서는 안될 일'일 것이다. [아침논단] 水災로 난리인데 北에만 ...... 李相禹 태풍이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지나간 지도 열흘이 넘었다. 하룻밤 사이에 집도 논밭도 가게도 가재도구도 모두 잃고 한데 나앉은 백성이 수십만이라 한다. 도로·철도·전기·전화도 끊기고 둑도 산도 허물어져 내렸다. 공장·비닐하우스·축사도 물에 잠겨 폐허가 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이쯤 되면 온 국민이 직·간접으로 피해를 본 전국적 재해다.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손써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수재의연금을 보태고 일손 돕는 일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때가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추가경정예산’을 세워 복구비를 마련하며 동원령이라도 내려 발벗고 앞장서서 구호와 복구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러나 정부는 사고 수습 정도의 대응밖에 하지 않고 있다. 한심하다. 현대 사회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많다. 외침(外侵)으로부터 영토와 국민을 지키는 일,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 나라의 공공질서를 유지하는 일 등 벅찬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일이다. 국민의 식(食)·의(衣)·주(住)·교육·건강의 다섯 가지를 챙겨주는 일이 정부가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 중에서 어느 것부터 해야 하는가 하는 우선 순위를 정하는 일이 통치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타협을 통해 하나로 모으고 우선 순위에 따라 처리해 나가는 일이 통치이다. 민주정치에서는 주권자인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통치자가 이런 일을 담당한다. 이번 재해를 다루는 정부의 처사를 보고 있노라면 분통이 터진다. 아니 걱정이 앞선다. 도무지 우선 순위를 정하는 기준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을 잃고 집과 논밭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국민들 앞에서 금강산 유람선을 띄워 보내고, 촛불 밑에서 생라면을 씹고 있는 국민들이 몇 만명이 있는데 한편에서는 축구경기를 벌이고, 국가의 동맥인 경부선 철도가 내려앉았는데 당장 아무도 다니지 않을 경의선 연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년 농사 다 망쳤다고 땅을 치는 국민들 앞에서 쌀과 비료를 북한에 실어 보내는 일을 서두르고 있다.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을 열거한다. 첫째,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불요불급 사업을 우선 접어두고 구호복구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야당 후보의 도덕성 검증이나 여당의 당내 분규 수습에 힘을 쏟을 때가 아니다. 남북협상이나 벌이고 북한에 쌀을 보내는 사업에 매달릴 때는 더욱 아니다. 둘째, 중앙 정부에 ‘재해복구위원회’라도 설치해 모든 행정력을 재해복구에 집중하여 촌각을 다투는 구호사업부터 신속히 처리해 나가야 한다. 절차를 따지다가는 사람이 죽는다. 셋째, 국회의 협조를 얻어 재해복구특별법을 제정해 과감하게 복구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국고가 모자라면 국채를 발행하든가 공적 자금이라도 조성해야 한다. 넷째, 차제에 자연재해에 취약한 모든 공공시설·도로·철도 등을 다시 점검하고 근본적인 보수에 착수해 두번 다시 이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70년 된 낡은 다리, 100년 된 강둑을 다시 놓고 다시 쌓아라. 다섯째, 급하지 않은 일들을 과감히 뒤로 미루어라. 반년도 남지 않은 잔여 임기에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현란한 ‘통일사업’들은 다음 정부가 시간을 갖고 생각해 가면서 해 나가도록 미루어 두어라. 길에 나앉아 있는 국민들에게 살 길을 마련해 주는 일이 급한데 한반도기를 들고 축제에 참여하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아는 정부라야 국민들이 신뢰한다. 석 달 후에 있을 국민들의 심판을 가다리고 있는 정부인 만큼 더더욱 할 일, 하지 말 일을 가려가면서 국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상우 /서강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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