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민족혼 ♧ 2002/9/4(수) 16:41 (MSIE5.01,Windows98) 210.115.176.42 1024x768 ♧ 추천: |
조선일보는 예수 그리스도? (진중권 사설) (김미영 기자의 '유태준씨 공개처형' 기사가 날조된 것임이 확인된 직후, 밤의 조선일보 진중권 주필이 쓴 사설인데, 역시 진주필다운 재치와 독설이 넘치는 명문입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자를 살리는 장면이 나온다. 나자로를 부활시키는 것을 포함하여 총 세 번에 걸쳐 죽은 자를 살리는 이적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이 신적인 능력을 가진 신문이 있으니 바로 조선일보다. 오늘자 조선일보를 보니 죽었던 유태준씨가 무덤에서 살아돌아 왔다고 한다. 조선일보의 이 공력은 예수 그리스도를 능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는 그저 죽은 자를 살려냈을 뿐, 조선일보처럼 산 자를 죽여놓고 다시 살리지는 못 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에서는 유태준씨의 사망사실을 공식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처형당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조선일보는 어떤 근거에선지 유태준씨의 처형을 기정사실화하고, 그의 국적이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이 북이 대한민국의 국기를 뒤흔든 중대한 외교적 도발이라는 투로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조선일보는 잊지 않고 정부가 유태준씨의 처형사실을 감추고 쉬쉬한다고 맹 비난한 바 있다. 그런데 죽었던 유태준씨가 멀쩡하게 살아돌아오고야 말았다. 도대체 조선일보는 무슨 근거로 그의 처형설을 사실처럼 주장했던 것일까? 신문 기사는 '팩트'에 입각하여 써야 한다. 하지만 조선일보 김미영 기자의 기사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정부에서 공식확인해 주지도 않은 그의 처형사실을 왜 조선일보는 그렇게도 쉽게 기정사실화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조선일보가 북에 대해 갖고 있는 만화적 수준, 초등학교 어린이 수준, 한 마디로 이승복 어린이 수준의 편견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맹목적 반공은 이렇게 인간의 정신연령을 영원히 아동의 수준으로 묶어놓는 것이다. 아울러 한 가지 지적할 것은 조선일보가 이 사건을 처리한 방식이다. 이들이 이 사건을 보도한 데에는 지극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음이 기사의 구절 구절에 여실히 드러난다. 말하자면 그들의 필봉은 정확히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거의 괴벨스의 후예들이라고 할 만하다. 조선일보는 오보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머리 통 속 회로를 차분히 점검해 보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그 단순한 회로에 꼬일 게 뭐가 있다고 이런 삑사리까지 하는가? 아울러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문제의 기사를 쓴 김미영 기자를 십자가에 못 박을 일이다. 걱정할 일 없다. 죽은 자도 되살려내는 분이라면 3일 동안 무덤에 누워 조용히 반성한 후 충분히 다시 부활할 수가 있다. 아멘. 은혜로운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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