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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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편파성 - 병역논란에서 맹위를 떨치네 !!  

 
<조선> 편파성, 병역논란에서 진면목
근거없는 논란 부추기며 진흙탕 만들어

고태진 기자 ktjmms@kornet.net  

이회창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 면제를 둘러싸고 현재 검찰이 수사 중에 있지만, 이 문제는 연말 대통령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정치권이, 특히 한나라당이 정치 생명을 걸고 사생결단으로 나서는 것은 일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공정한 심판의 구실을 해야할 언론이 근거 없는 논란을 계속해서 부추기고, 논란 자체에 흙탕물을 퍼붓는 식으로 진상규명 과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 참으로 문제라 할 것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논란이 관계자들의 증언 번복과 예상치 못한 새로운 주장들의 돌출로 갑자기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김대업 녹취록」의 핵심 등장인물인 재미(在美) 김도술씨가 『녹음테이프는 완전 조작』이라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성문(聲紋)분석 결과만 나오면 사건이 곧 종결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사흘 만에 『테이프의 목소리가 나일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내가 다른 사건에서 진술한 내용을 이리저리 잘라 편집했을 것』이라는 또다른 조작설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음성주인공 감별뿐만 아니라 편집여부까지 정밀하게 밝혀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이제는 성문분석이 웬만큼 잘 돼도 의혹의 전모가 산뜻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인지 장담을 할 수 없게 됐다. 두 사람이 지금까지 보여온 행태로 보아 과연 어느 한쪽이 분석결과에 흔쾌히 승복하고 진실을 털어놓을 것인지 믿기가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8월17일 <조선> 사설 '檢察은 ‘金씨들’ 입만 쳐다보지 말고')

현재 계속 말을 바꾸고 있는 사람은 조선일보가 독점 인터뷰한 김도술씨이다. 김대업씨에게 한번도 조사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가 그런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으며, 자기 목소리가 아니라고 했다가 검찰이 성문 분석에 들어가자 자신의 목소리는 맞는 것 같은데, 조작된 것 같다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이것을 이 신문은 '관계자들', '두 사람이'라는 식으로 슬쩍 끼워 넣어 한쪽 당사자인 김도술 씨의 말 바꾸기에 대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녹취록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김대업씨의 주장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원천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김대업씨에게 조사를 받은 사실부터가 아예 없다고 주장하고, 변씨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한걸음 더나아가 테이프 자체가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8월12일 <조선> 사설 '녹음 테이프 진위 더욱 아리송')

조선일보도 인정하듯 김도술씨의 신뢰성은 그가 조금씩 말을 바꿈으로써 금이 간 상태이다. 한쪽은 약속대로 테이프를 제출하고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고, 한쪽은 조금씩 말을 바꾸면서 그 테이프는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증거든 그것을 부인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방법이다. 더구나 미국에 체류하면서 검찰에 직접 조사받지 않아도 되는 김도술씨가 아닌가? 이제 그가 조작이라고 입증할 필요는 없다. 김대업씨나 검찰이 조작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참 편리하지 않은가?

8월17일 조선일보에 보도된 녹취록 전문중 일부를 보면 이 '조작'이라는 주장도 신빙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김대업: 그 여자가 이회창씨 부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까.
김도술: 그 때는 그냥 보호자라고 생각했고 누군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97년 대통령선거 때 병역비리 문제가 되어 시끄러울 때 변 실장한테 전화가 와서 정연이에 대해서 누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라고 해서 알았습니다. 그때 이회창씨와 한인옥씨는 TV에 자주 나와서 얼굴을 알게 됐습니다. 내가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당시에 102보충대에 체중미달로 부탁한 것은 한 건뿐이라 기억이 났습니다.

김도술씨는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씨 이름을 내가 거론한 적이 없지만 녹음 테이프의 목소리가 내 것일 수는 있다"면서 "한인옥 씨와 발음이 비슷한 A씨를 면제시켜준 대가로 그 어머니에게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조사 받았는데 그 과정을 녹취한 뒤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녹취록 내용에서 보듯이 단순히 한인옥씨의 이름만 조작한다고 될 것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정연이, 이회창, 한인옥 등의 이름이 등장하는 대화내용을 어떻게 김씨의 목소리로 조작한단 말인가? 그리고 특정인의 목소리로 녹음된 테이프 내용을 그 사람의 목소리 그대로 다른 내용으로 조작했다는 주장이 과연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건가?

조선일보의 편파성은 사설뿐이 아니다. 8월16일 3면에 보도된 해설 기사를 보자.

그러나 테이프속의 목소리가 김도술씨의 것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정연씨 병역면제 과정에 비리가 있었냐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검찰이 넘어야 산은 한두개가 아니다. 테이프 검증 결과가 수사의 방향과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수사의 최종결론으로 이어질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오히려 검찰 일각에서는 성문 분석 결과가 정치 논리와 수사 논리가 혼재된 격렬한 공방을 촉발, 수사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검찰 수사를 표류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성문 분석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김대업씨를 축으로 반박과 재반박이 꼬리를 무는 격렬한 공방전은 한층 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10년도 더 된 과거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이런 식의 자세로 접근한다면 이 신문이 진심으로 가지고 있는 의도를 의심해 볼만한 일이다. 검찰은 지금 헛수고만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조선일보는 아마 이회창씨나 한인옥씨. 이정연씨의 양심선언이라도 있어야지 병역 면제가 불법으로 이루어진 사실을 시인할 태세이다.

이미 김대업씨가 제출한 테이프 뿐만 아니라 정연씨의 병역 면제 과정이나 병적 기록표에 대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기록상의 의문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당시 진료부장으로써 정연씨에게 최종적으로 면제판정을 한 백일서씨의 주장에도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인터넷 한겨레에는 102보충대대에서 분류장교로 근무한 전직 대위가 실명과 군번까지 밝히면서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서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현역시절 가끔 행정착오로 병적기록표가 정말 한두곳 오기되어 있거나 오기된 후 수정된 적은 있지만 이번 병적기록표처럼 다방면에서 문제가 있는 병적기록표는 본 적이 없습니다. 들은 적도 없습니다. 제가 군생활하면서 보충대 신병분류, 신교대 자대분류 등등 몇만명이 넘지만,,, 정말 말도 안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전 102보충대분류장교시절 춘천병원과의 정밀 신검절차와 관행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진료부장이 뭘했다고여??? 정말 전 뉴스서 그 말 듣고 한참 웃었습니다,,,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더군여,,,

제 주위엔 현재도 군병원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있고 진료부장직을 하시는 분들도 알고 있습니다,,,그분들이 일개 병사들 정밀신검하는데 나서서 기록을 한다구여??? 정말 요즘말로 깹니다,,,깨여,,,나라가 어찌 갈려고 하는지,,, (인터넷 한겨레 '오늘의 논객')

그런데 조선일보에는 병적기록표나 면제 과정에서의 이런 의혹에 대한 의문 제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8월17일자 조선일보에서는 현재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병적기록표의 무수한 논란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찾아 볼 수가 없다. 혹시 그것은 김대업 테이프와 달리 조작의 가능성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조작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힘들어서인가?

이 신문에서는 병역면제 논란에 관한 보도는 오로지 김대업테이프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치 공방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그것도 진실 규명보다는 형식상의 등가성을 표방한 교묘한 물타기와 진흙탕 만들기에 의해 많은 부분이 가려진 채 말이다. 김대업씨가 믿을 수 없는 전과자이면, 같은 전과자인 김도술씨의 말에 그토록 비중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신문이 기자협회보의 여론조사 결과 다른 언론사를 압도적인 차로 물리치고 편파적인 언론사로 꼽힌 면모가 병역면제 의혹에 대한 보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2002/08/17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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